Facebook 게시물에는 댓글 말고도 '좋아요' 등의 피드백을 등록할 수 있다. 피드백 기능을 이용하면 게시물에 대한 반응이 간편하게 제시할 수 있다. 사용자는 여섯 종류의 피드백을 고를 수 있는데, '좋아요'(엄지 손가락), '최고에요'(하트), '웃겨요'(폭소), '멋져요'(놀람), '슬퍼요'(눈물), '화나요'(분노)가 그 여섯이다. 이를 통해 긍정적 또는 부정적 느낌을 비교적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과거의 Facebook는 '좋아요' 피드백만 있었다. 게시물에 대해 좋거나 좋지 않거나의 두 가지 피드백만 가능했다. '좋아요'를 누르고 나서 '싫습니다!'라는 글귀를 댓글로 등록하여 겨우 싫음을 표현할 수는 있었다. Google이 Google+(구글플러스)라는 SNS를 출시해 Facebook의 대항마로 내세웠는데, Facebook과 달리 '좋아요'와 '싫어요'를 선택할 수 있었다. '싫어요' 피드백을 Facebook도 도입하자는 요구도 적잖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SNS의 피드백 기능, 정확히는 댓글을 제외한 피드백 기능은 SNS가 활발한 소통의 장으로 역할하게 한다. 댓글을 등록하는 수고보다 터치(또는 클릭) 한 번이 간편하다. '감사합니다'라고 글귀를 작성하는 것보다 '좋아요' 한 번 누르는 게 쉽다. 게시물을 올린 사람과 친하지 않아 댓글 달기가 부담스러울 때, 피드백 기능으로 관심을 표현하면 부담이 덜하다. 이처럼 피드백 기능은 SNS 사용자 간의 교류를 더 촉진시킨다. Facebook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피드백 기능을 이용해 Facebook을 조사나 설문의 도구로 쓰기도 한다. 최대 6지선다의 객관식 질문을 던지고 피드백으로 답하게 할 수 있다.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개(좋아요), 고양이(최고에요), 토끼(웃겨요)'와 같은 선호도 조사뿐 아니라 '대통령 탄핵 찬성이면 좋아요, 반대면 화나요'처럼 시사 설문도 가능하다. 제시된 의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의 유무뿐 아니라 관심의 방향까지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여론의 통로로서 Facebook의 위상이 강화되었다.
소통·여론 관련 기능 말고도 Facebook은 뉴스 리더로 애용된다. 인터넷의 등장과 웹 서비스의 발달로 종이 신문 구독량이 급감하고 온라인 뉴스 소비가 이를 대체했다. 각 언론사 웹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뉴스를 읽던 독자들은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읽기 시작했다. 이후 RSS 피드를 통한 구독이 유행했고, 최근은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가 두각을 보인다. Facebook은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를 위한 일종의 플랫폼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엄밀한 의미의 큐레이션은 큐레이터가 준비한 컨텐츠를 소비자들이 의존적으로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전제한다. 미술 작품 큐레이터는 전시회 관람권을 이미 구입한 손님들을 대상으로 전시회 작품들을 감상하는데 도움을 준다. 엄밀한 의미의 뉴스 큐레이션은 뉴스 소비자가 큐레이팅된 뉴스를 주어진 대로 이용할 것이라 전제한다. 이용자의 취향 반영 없이(또는 제한적으로 반영해) 뉴스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Yahoo! Digest, Newsquare 등이 있다.
Facebook가 '엄밀한 의미'에서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피드백과 기능과 '추천 알고리즘'을 활용해 사실상의 큐레이션 기능을 경험할 수 있다. 대다수 언론사는 각사의 Facebook 페이지에 뉴스를 게시한다. 언론사 페이지를 '좋아요(팔로우, 친구추가)'하면 그곳에 등록된 게시물이 사용자의 뉴스피드에 등장할 수 있게 된다. 독자의 효율적인 컨텐츠 소비를 위해 Facebook은 이런 게시물들 중 '독자가 좋아할 만한' 것을 선별해 뉴스피드에 표시한다.
'독자가 좋아할 만한' 게시물은 어떻게 선정될까? Facebook의 영업기밀인 추천 알고리즘에 관한 것이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부분적으로 추측은 가능하다. 뉴스피드 이용 중 사용자가 피드백을 준 적이 있는 게시물, 댓글을 단 적이 있는 게시물이 '좋아할 만한' 것이 될 것이다. 이러한 '좋아할 만한' 게시물과 유사한 주제를 띤 게시물, 그리고 사용자의 친구가 '좋아한' 게시물도 역시 '좋아할 만한' 게시물일 것이다.
사용자는 관심있는 언론사(대안언론, 블로거 등 포함) 페이지를 '좋아요(팔로우, 친구추가)'한 뒤, 뉴스피드에 등장하는 컨텐츠를 이용하고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컨텐츠를 잘 식별하게 된다. 결국 '개인화된(customized)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사용자는 뉴스를 원할 때 Facebook 뉴스피드에서 '따끈따끈'하게 큐레이팅된 컨텐츠를 얻을 수 있다.
Facebook의 소통·여론 관련 기능과 뉴스 리더 기능은 충돌할 수 있다. 독자가 특정 게시물에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싶지만 그 게시자의 컨텐츠를 큐레이션 받고 싶은 게 아니라면? 독자가 게시자의 컨텐츠를 큐레이션 받고 싶지만 그러한 선호가 공개 의견으로 보여지길 원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좋아요' 등의 피드백 기능 이용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뉴스 리더로서 Facebook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특히 후자의 질문(큐레이션 O, 공개 의견 X)에 대한 대답이 필요하다. 추천 알고리즘에 입력 신호(input signal)는 주고 싶은데, 입력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길 원한다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가령, 공무원 신분으로, 보수정권 하에서, '민중의 소리' 같은 진보언론사 컨텐츠를 큐레이션 받고 싶다면?) 그러나 아직까지는 확실하면서 간편한 방법은 없어 보인다.
물론 공개 범위 설정을 통한 방법이 있다. '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사람' 범위를 좁히거나 아예 비공개로 전환하면 된다. 그러나 이 경우, 소통·여론 관련 기능을 예전처럼 편하게 사용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런 건 어떨까? '혼자만의 좋아요' 기능. '좋아요'긴 한데 외부에 공개되는 피드백은 아니다. 오로지 큐레이션 기능에만 영향을 준다. 남들은 보지 못하지만 Facebook 추천 알고리즘에는 입력 신호로 작용한다.
개인적 컨텐츠 선호 경향이 외부에 공개될 부담이 없다면, 사용자는 개인 취향을 Facebook에 기꺼이 보여 줄 것이다. 사용자는 보다 '개인 맞춤화'된 고품질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고, Facebook은 의미 있는 개인 데이터를 많이 취할 수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